오늘의 명작: 변호인

2013년 12월, 한 영화가 전국 극장 앞에 긴 줄을 만들었다. 변호인이라는 제목은 법정 영화임을 예고했지만, 스크린을 나서는 관객들의 표정은 단순히 영화 한 편을 본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1980년대 부산의 이야기가 2013년 관객의 감정에 그토록 정확히 박힌 것은 한국 현대사에 아직 씻기지 않은 물음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빽도 가방끈도 없지만 탁월한 사업 수완으로 부산 최고의 세무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던 송우석. 10대 건설사의 스카우트 제의를 앞둔 그에게, 7년 전 국밥 한 그릇으로 정을 쌓은 집 아들 진우가 시국 사건에 연루됐다는 소식이 들어온다. 법정 앞에서 마주한 진우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송우석은, 모두가 피하려 했던 사건의 변호를 맡기로 결심한다. 양우석 감독은 한 개인의 각성을 법정이라는 좁은 공간에 집중시켜 묵직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변호인은 1981년 실제로 있었던 부림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국가 공권력이 무고한 시민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기소한 이 사건은, 한국 법조사에서 인권이 어디까지 짓밟힐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영화는 그 역사를 직접 호명하지 않은 채, 한 변호사의 다섯 번의 공판을 통해 재구성한다.
1,137만 관객이 극장을 찾으며 영화는 흥행 기록을 세웠고, 사회파 법정 드라마라는 장르가 한국에서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지금 한국에서는 **넷플릭스**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억울한 누명과 법 앞의 인간이라는 주제가 이어지는 느낌을 원한다면, 같은 해 개봉한 이환경 감독의 「7번방의 선물」도 곁에 두고 볼 만하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국가 권력과 한 개인이 충돌하는 순간의 온도가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