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자유부인

70년 전 작품을 다시 꺼내는 이유가 있을 때가 있다. <자유부인>은 그런 영화다 — 시대가 달라질수록 오히려 할 말이 많아지는 종류의 클래식.
정비석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형모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195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교수 아내 오선영(최은희)이 화교회라는 사교 모임에 발을 들이면서 일탈을 경험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표면은 "타락한 아내의 귀환"이라는 당대의 도덕극이지만, 그 이면에는 억압된 환경 속에서 자신의 욕망을 발견하는 한 여성의 초상이 담겨 있다. 한형모 감독은 그 두 층위를 동시에 허용했다.
<자유부인>이 1956년 불러일으킨 논쟁은 "결혼한 여성이 춤을 추고 이성을 만나도 되는가"라는 질문이었다. 70년이 지난 지금 그 질문은 유효하지 않지만, 또 다른 물음이 남는다 — "왜 그 여성은 집 바깥에서만 자유를 느꼈을까."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이 영화는 도덕 교훈서가 아니라, 전후 한국 사회에서 여성에게 허락된 공간이 얼마나 좁았는지를 보여 주는 증언에 가깝다.
아쉽게도 현재 한국 OTT에서는 정식 스트리밍이 제공되지 않는다. 구매·대여로만 시청 가능하다 — Google Play Movies 등에서 보유. 70년 된 필름 특유의 거칠고 납작한 화면이 오히려 그 시대를 더 가까이 느끼게 한다.
1950년대의 서울이 끝나고도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온도가 궁금하다면, 드라마 「응답하라 1988」도 옆에 두고 볼 만하다. 시대는 다르지만, 특정 시절의 한국 일상을 세밀하게 포착한다는 점에서 <자유부인>과 같은 결을 지닌다.